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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의 부탁을 이행하지 않은 일이 생각나서 사과말부터로 우선 얼 덧글 0 | 조회 124 | 2021-06-03 10:12:52
최동민  
원장의 부탁을 이행하지 않은 일이 생각나서 사과말부터로 우선 얼버무리려고 드니까,“글쎄요, 한민이라면 지난번에 그 약을 먹고 죽은 친구 아닙니까? 주인도 없는 판에 마침 원장님이 곁에 계시다가 원골 구경하자고 가지고 가셨지요.”27맞아요. 주정수를 몽땅 버려놓은 인물이오.새 원장은 결국 그 탈출 사고가 구실이 되어서 그런 식으로 자신의 부임 인사를 생략한 채 병원 출근 첫날을 보내게 된 것이었다.그런가봅니다. 가끔 있는 사고올습니다만그럼 다녀오십시오. 이과장이 좀 잘 설명을 드려주시구원고는 거기서 젭장이 끝나고 있었다.어렴풋이 짐작이 가면서도 이정태는 원장에게 그것을 물어 않을 수 없었다.주정수는 거기서도 좀더 태도가 신중했다. 그 정도 반응으로 그는 간단히 일을 시작해버리려고 하질 않았다. 그는 부임 연설 이후에도 그의 낙토 건설 사업을 위한 몇 가지 사전 작업을 철저히 다져나가고 있었다. 그는 먼저 원생들 가운데서 120명의 대표를 뽑아 ‘환자 평의회’란 이름의 자문 기구를 설치했다. 그리고 그 평의회로 하여금 원장과 원생들을 연결지어주는 중간 교량역을 담당시켰다. 그러고도 그는 아직 주일마다 토요일만 되면 평의회를 열게 하여 새 낙토를 위한 건설 공사의 필요성을 되풀이 역설했다. 원생들 스스로가 새 낙토의 꿈에 부풀어 몸살이 날 때까지 충분한 설득을 계속했다.사내들은 고개를 푹 수그리고 있을 뿐 대답이 없었다.하지만 조원장은 반대였다.“저가 권총을 꺼내 가지고 있다!”결국은 또 탈출 사고의 원인을 캐려는 쪽으로 말꼬리가 휘고 있었다.섬을 거의 둘러보고 나서도 원장은 역시 보다 분명한 이유가 필요한 모양이었다.그는 병원 일은 각 부·과장 들로 하여금 자기 기준에 따라 소관 부서의 업무 현황을 정리해두도록 당부하고 나서, 그 자신은 오마도 사업장 일을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마무리지어주고자 대부분의 시간을 오히려 그 과욋일에다 할애하고 있었다.그는 다만 몇 마디뿐 다시 한동안 묵묵히 입을 다문 채 병사를 떠나가고 있었다. 진실을 보여줄 수 있을 뿐 그 자신도 더
그러던 어느 날, 하루는 원장이 또 상욱을 조용히 원장실로 불러 들였다.상욱은 불시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부속실 사람들의 시선이 온통 그 상욱에게로 집중되고 있었다. 그런 때 그는 그런 버릇이 있었다. 기억도 할 수 없을 만큼 어린 시절부터 있어온 버릇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그는 자신이 사람들의 시선에 얹히는 것을 그렇게 싫어했다. 싫어했다기보다 두려워했다. 그런 시선 앞에선 자기도 모르게 가슴이 덜컥덜컥 내려앉곤 했다. 그리고 한번 그런 시선을 의식하기 시작하면 며칠이고 어떤 괴로운 환각 때문에 견딜 수 없도록 시달림을 당할 때가 많았다. 방안에 혼자 있을 때마저 그의 등뒤 어딘가서 숨을 죽인 채 까맣게 그를 노려보고 있는 눈동자의 환각을 떨어버릴 수가 없었다.그는 이정태의 의향은 묻지도 않고 이거저것 모든 일을 마음대로 결정해버리고 있었다. 묻지 않아도 이정태의 방문 목적이나 체재 일정을 짐작하고 있다는 식이었다. 그야 결혼식 취재를 하고 가자면 어차피 하루이틀은 밤을 묵어갈 곳을 정해놓아야 할 이정태의 형편이기는 했다.11이정태는 영문을 몰라 원장에게 되물었다. 원장의 말은 그러나 물론 그것을 물은 것은 아니었다.뭐라구?“그때는 누구나 그럴 수가 있었지. 그때는 누구라도 그럴 수가 있었어.”결국은 미연을 찾은 일까지가 낭패를 하나 더 보태고 만 꼴이었다.원장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이정태를 건너다보았다.“입장의 차이라면요?”“난 또다시 주정수가 되고 싶지는 않소.이 섬은 한 사람의 주정수만으로도 이미 충분할 게요.사또 역시 한 사람으로 족할 게요.이과장이 사또가 되지 않는 한 나 역시 주정수가 될 염려는 없을 게요.”하지만 주정수 시대에도 명분이나 동기에 잘못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주정수에게도 더할 수 없는 동기와 훌륭한 명분이 있었다. 문제는 오히려 그 명분의 지나친 완벽성, 명분이 너무도 훌륭했기 때문에 아무도 그 명분에는 입을 열어 말을 할 수 없었던 명분의 독점성이었다. 게다가 명분이라는 건 언제나 힘있는 자의 차지였다. 주정수는 최고 최선의